- "음악은 영혼의 거울, 브라암스의 정체성을 잘 표현한 2번 교향곡"
장한나의 대전그랜드페스티벌이 6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C. M. von Weber_ Der Freischütz Overture) 연주를 시작으로 5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개막을 알리는 첫 무대는 세계적인 천재 첼리스트에서 마에스트로로 성장한 장한나 에술감독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와 대전아트필하모닉이 ‘브람스, 음악 속에 숨긴 나’(Brahms, Identities Uncovered in the Music)를 주제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공연의 서막을 장식한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은 관객들이 신화적인 흥미와 긴장감, 종교적인 신성함까지를 느끼게 하는 연주로 몰입도를 높였다.
또 사격대회 성적이 좋지 않자 영혼을 담보로 악마에게 7발의 주술적인 탄환을 받기까지 주인공의 갈등과 선악의 대결을, 더 깊은 음악을 추구하는 장하나 감독의 지휘와 젊은 연주자들의 거침없는 패기로 끌어나갔다.
이어 멘델스존의 마지막 관현악곡으로 대중들에게 잘알려진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F. Mendelssohn_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의 익숙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과하기 쉬운 열정을 절제해, 곡이 지닌 친숙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악상을 표현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바이올린 협주곡들 중 하나로 신예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지정 연주곡 같은 이 곡은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많은 녹음과 각종 연주회의 단골 레퍼토리로 청중들의 귀에 익숙하기에 이를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이어 브람스 교향곡 제2번(J. Brahms_ Symphony No.2 D major Op.73)으로 대전그랜드페스태벌 개막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교향곡 1번에서는 베토벤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브람스는 이 작품에서는 자신만의 색깔을 표울하기 위해 노력해 가장 브람스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목가적’이라 전원 교향곡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자연의 소리에 다가가려 애쓴 이 작품을 장 감독과 대전아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화려하고 풍성한 화음을 들려주기에 주력했다.
이 작품 피날레는 브람스의 관현악 작품 중에서 축제의 환희를 가장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구간인 만큼 강약이 분명한, 돌풍이 휘몰아치는 듯한 선률로 연주를 마무리 했다.
장한나 예술감독은 “많은 위대한 작곡가들 중, 브람스는 가장 미스터리한 베일에 싸인 인물로 손꼽힌다”면서 “그는 자신의 타계 후 분명히 있을 역사의 정밀한 평가와 시선을 인식하여 수많은 개인적인 기록들과 편지들을 본인이 체계적으로 불태워 버렸다”고 말했다.
또 “지금 우리에게 남아 있는 문서들은 브람스 자신이 역사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한 소위 그의 승인을 받은 서류들인 셈”이라며 “그의 인간적인 정체성과 속사정은 영원히 미지의 세계로 꼭꼭 숨어버렸지만 음악은 영혼의 거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음악 안에서 우리는 브람스의 진면모들을 만날 수 있다”면서 “그의 영혼, 마음, 생각, 의지, 열정. 즉 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아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Daejeon Art Philharmonic Orchestra)는 2023년 만39세 이하 지역 청년 음악가들로 창단된 대전의 젊은 교향악단으로 오디션을 통해 50명으로 출발해 현재는 80명으로 확대됐다.
젊은 예술인들에게 연주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전시민교향악단으로 창단된 후 명칭을 바꾼 이 대전아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등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음악가와 함께했다.
또 대전예술의전당 제작에 참여하는 기획공연과 연구소, 학교 등 각종 기관과 대전 원도심 및 문화소외계층 깊은 곳까지 찾아가는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전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육심무 기자 smyou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