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범덕 (전 청주시장)
최근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양상을 보면, 육상에서 보병들이 전개하는 전투보다는 비행기에 의한 폭격 , 바다에 있는 군함에서 쏘아대는 함포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무인비행기 즉 드론에 의한 공격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는 드론은 이런 전쟁에서만 필요할까요 ?
사실 드론은 전쟁보다는 산업면에서 먼저 필요성이 높아 발전하고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 넓은 전경을 살펴보는 항공촬영은 대단위 개발사업이나 도시계획사업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 이제는 농업면에서 해충방제와 비료시비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비약적으로 커진 택배에 있어서도 교통문제가 큰 도시권역에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나아가 소수의 승객들을 단거리 이동시킬 수 있는 택시드론도 확대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 20 여 년 전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를 하면서 생명체의 기능을 모방하는 전시관에서 비행술의 대가인 생물을 소개한 기억이 납니다. 몇 개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항공비행의 대가인 ‘파리’입니다. 파리는 비행에 있어 선회 , 회전, U턴, 8자비행 , 상승하강, 제자리비행, 수직이착륙 등 다른 생명체와 비교 불가능한 비행술의 최고입니다.
파리는 기공호흡과 가슴근육이 직접 연결된 날개를 가지고 있어 이런 비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둘째는 장거리 비행과 빠른 비행의 대가인 ‘잠자리’입니다. 잠자리는 1시간에 25km, 최고 속도가 시속 96km 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뿐 아니라 빠르게 날다가도 순간적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능력은 인간의 항공역학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셋째는 꿈의 헬리콥터인 ‘벌새’입니다. 몸길이가 매우 작은 벌새는 어떤 곡예비행도 가능한데 특히 공중 한곳에 머문 상태로 꿀을 딸 수 있습니다. 이때 벌새는 날개를 노의 배처럼 퍼덕이는데 날개가 연결된 근육을 180도 어느 방향으로도 회전시킬 수 있습니다 .
거기에 초당 50~70회 날갯짓을 할 수 있습니다. 벌새는 이러한 운동을 자기들의 특별한 신진대사법과 체온냉각기법으로 소화해 냅니다. 이러한 운동을 사람이 한다면 체온을 100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하여 한 시간에 적어도 45kg의 땀을 흘려야 한다고 합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이번 Newton 9월, 10월호에 장수풍뎅이의 비행술을 모방하는 비행로봇의 개발과 역시 곤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초소형 드론에 관하여 기사가 나왔습니다 .
장수풍뎅이는 단단한 앞날개와 얇은 뒷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앞날개 안쪽에 있는 뒷날개가 펼쳐지는 메커니즘을 몰랐다가 스위스 로잔공대 판 (Hoang-Vu Phan) 박사 연구팀이 고속카메라로 뒷날개의 전개를 촬영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 결과 장수풍뎅이는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뒷날개를 전개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번에 연구팀은 이를 모방하여 구동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날개를 전개하는 비행로봇 제작을 하였고, 이착륙과 공중정지에 성공하였습니다. 앞으로 소형비행로봇 설계에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판 데이크(Tom van Dijk) 연구팀은 초소형 드론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
이들은 벌이나 개미 등이 둥지로 돌아오는 능력이 주변경치 기억능력과 이동거리 기억능력이라고 보고, 총 56g 의 소형드론에 경치촬영카메라와 이동거리를 재기 위한 지면촬영카메라를 소형으로 제작하여 탑재하였고, 이를 100m 자율왕복비행하도록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
앞으로 이 소형내비게이션 시스템 드론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작물의 생육조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비행기술에 있어 생명체를 모방하는 방법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십시오.
육심무 기자 smyou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