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뮤직스타오케스트라 제13회 정기연주회 세대공감콘서트
두 번째 서른살을 넘긴 장년층과 초중고 학생 및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플롯과 색소폰 등 관악기와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기는 물론 드럼과 하모니카 팬플룻 기타에 오카리나까지 다양한 악기를 가지고 한 무대에서 클래식과 국악, 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함께 연주하는 공연이 열렸다.
기침소리 조차 시례라는 엄숙한 클래식 공연이 아니라 연주자와 관객들이 함께 노래하고 대화하는 공연인 대전의 실버뮤직스타 오케스트라의 제 12회 정기연주회인 ‘세대공감콘서트’가 1일 저녁 주변에 성심당 등 대전의 명소들이 몰려있는 대전평생학습관 앙상블홀에서 서정희씨의 사회와 이종성 음악감독의 지휘로 막을 올렸다.
공연의 막을 여는 첫 곡은 70년대 후반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윤연선 작 ‘얼굴’이라는 가요를 행진곡으로 편곡한 ‘마치 오브 더 페이스(March of the Face)를 연합합주단이 경쾌하게 연주했다.
연합합주단은 실버뷰직스타 오케스트라와 대전하모니카합주단, 코리안 색소폰 오케스트라, 라르고 플루트 앙상블 및 한울림 오케스트라로 구성돼 전형적인 관현악단의 연주와는 다른 친근하면서도 독특한 음색의 화음과 템포로 관객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했다.
이어 실버뮤직스타 오케스트라는 ’고향땅‘ 같은 정겨운 한국 포크송들은 편곡해 연주했고 이어 라르고 플루트 앙상블이 정태춘 박은옥의 곡 ’사랑하는 이에게‘를 플루트 합주로 들려주었다.
2019년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부로 학생들을 중심으로 창단한 이후 실력을 배양해 각종 연주회와 경연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울림 앙상블은 이용현 선생의 지도로, 안데르센의 ’고장난 시계‘와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했는데. 고장난 시계 연주에는 대나무 타악기 우드블럭의 시계 소리가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공연 사이에 사회자가 우드블럭 악기와 연주자를 소개하고, 연주곡들을 주제로 퀴즈를 맞춘 관객들에게 소형 리드악기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전반부 연주의 대미는 연합합주단이 어린이 노래 행진곡으로 장식했다.
후반부 첫 연주는 실버뮤직스타 오케스트라가 장사익의 ’동백아가씨‘와 남진 장윤정 원곡의 가요 ’당신이 좋아‘를 편곡해 연주했고, 이어 다양한 하모니카를 구비한 연주팀인 하모니카 앙상블이 정태춘의 ’봉숭아‘를 합주하며, 숨이 넘어갈 때가지 연주할 수 있는 악기 하모니카의 매력을 뽐냈다.
지난 2022년 12월 창단에 참가팀 중 막내격인 팬블룻 연주단은 남미의 전통적인 연주곡이 아니라 귀에 익은 우리 노래를 불어주었다.
보통 사람들이 은퇴 후 배우고 싶은 악기 1위로 꼽는 다는 색소폰을 연주하는 동호인들이 모인 코리언 색소폰 오케스트라는 경쾌한 ’캉캉‘ 으로 시작해 조용필의 ’그 겨울에 찻집‘ 등 분위기가 다른 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해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연합합주단은 ’아름다운 세상‘을 연주로 대미를 장식했는데,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영화 사운드오브뮤직 ’도레미송‘으로 답했고, 이어진 앙코르에는 가곡 사랑으로를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정기연주회의 막은 내렸다.
이날 정기연주회를 가진 실버뮤직스타 오케스트라는 지난 2013년 인생 2막을 음악과 함께하는 60세 이상 동호인들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해 창단했다.
이종성 음악감독은 “한자 문화권에서 공자가 60세에는 ‘남의 말을 들어도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는 이순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노인과 소인을 가르는 분수령이었지만 백세시대의 지금에는 어울리지 않아 단원들의 연령을 55세로 낮추고, 오케스트 멍칭에서 실버를 삭제하고 뮤직스타 오케스트라로 활동한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다른 사람이 연주하는 악기 소리가 귀로 들어오면 마음과 통하기 때문인 지 거슬리는 바가 없고, 선율의 미묘한 점까지 알게 되는 것 같다“면서 ”혼자 악기를 연주하며 즐기는 것과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합주하는 것은 실력 배양은 물론 삶에 큰 즐거움이어서 힘이 닿는한 계속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관객들이 별로 없는 공연장 2층에서 연주에 맞추어 율동과 노래를 함께하던 어린이들은 ”할아버지와 친구들이 한 자리에서 공연한다고 해서 왔는데 조용히 하라는 다른 공연과는 달리 노래하고 아무 때나 박수 칠 수 있어 좋았다“ 며 ”가장 좋았던 점은 악기를 상품으로 받는 것과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던 점“이라며 웃었다.
한편, 이 오케스트라는 남녀혼성으로 구성된 65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단원들은 직장에서 은퇴 전까지는 각자의 삶을 살아오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공통된 취미인 ‘음악활동’을 더 풍성하게 하고자 만난 사람들이란다.
단원들은 클라리넷, 바이올린,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 오카리나, 드럼, 하모니카,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고 있는데, 해마다 단원이 되길 원하는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이 모여들어 음색이 풍부해지고 있단다.
육심무 기자 smyou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