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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매개로 소통하고 공감”

기사승인 2024.09.23  13: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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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상원초 ‘등굣길 음악회’ 예술 감성 고취

   
▲ 대전상원초등학교 리코더부가 등굣길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불과 사흘 사이에 한 여름 폭염의 여운이 사라지고 완연한 가을의 향기를 풍기는 23일 아침에 대전 유성구에 자리한 상원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과 교직원 및 학부모들 1천여명을 대상으로 흥겨운 현악과 리코더 연주를 들려주는 등굣길 음악회가 열렸다.

당초 추석 연휴가 끝난 20일 계획됐던 대전 상원초의 등굣길 음악회는 폭우로 인해 월요일로 연기했는데 참석 학부모의 말처첨 “당초 예정일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면 체감 온도 30도를 넘는 푹푹찌는 날씨에 학생들의 주의력이 흩어지는 것은 물론 예술적 감성을 느끼기 보다는 짜증이 먼저 찾아왔을 것 같다”면서 “불과 사흘 만에 기온이 10도나 내려가 전형적인 가울날의 상쾌함을 배경으로 하계된 이번 등굣길 음악회는 한마디로 하늘도 도왔다”고 말했다.

4~6학년과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번에 나누어 진행된 이날 음악회는 먼저 진행자의 곡 설명에 이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가 리코더 합주로 가을 교정에 울려 퍼졌다.

4~6학년 학생들이 청중으로 자리한 1부 연주회에서는 연주 학생들이 입장하는 과정에서 친루들이 자신의 반 연주자의 이름을 경쟁적으로 연호하는 등 마치 아이돌 공연장에 등장하는 스타들에 열광한는 것처럼 응원하며, 공연 시작전부터 관객과 연주자들이 하나가 되었다.

리코더부가 연주한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인 이 곡은 클래식 음악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는 독일어로 서정적인 세레나데를 일컫는 단어이다.

전현경 교사의 지휘로 45명의 상원초 리코더 부원들이 이날 연주한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1악장 알레그로는 명랑하고 우아한 멜로디가 특징으로, 드라마 배경음악이나 상업용 영상물의 효과음으로도 자주 채택되는 음악이다.

4학년부터 6학년까지 45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오전 7시 50분에 모여 연습을 하는 상원초 리코더부는 많은 인원 만큼이나 실력도 빼어나 지난해 대전광역시 초중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대전 상원초 현악부 연주

리코더 합주에 이어 현악부는 이지수 교사의 지휘 아래 어린 단풍잎처럼 예쁜 고사리 손으로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키 행진곡’을 연주했다.

라데키 행진곡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작곡가 요한 스트라우스 1세의 작품으로 초연 당시 앙코르를 3번이나 받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곡이다.

지금도 오스트리아를 찬양하는 애국 행진곡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경쾌하고 활력 넘치는 힘찬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듣는 이로 하여금 장엄함과 아울러 모두가 하나되는 감정 이입을 경험케 하는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현악부는 현재 19명의 학생들로 구성돼어 있는데 결성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바이올린과 첼로의 선율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모여 합주를 통해 서로가 하나 되는 즐거움에 연습에 매진하고 있단다.

현악기의 아름다운 소리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호흡하고 열심히 연습한 결과, 지난해에는 대전광역시 초중학생 음악경연대회에서 현악부 금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강당에 모아 놓고 하는 상투적인 음악회 대신에 등굣길 학생들의 발걸음에 흥겨운 음악의 템포를 더해주자는 이 교장의 제안에서 시작된 등굣길 음악회는 올해가 두 번째 행사인데,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커 상원초의 대표적인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3학년이 관객으로 자리한 2부 연주회에서는 고학년들과는 달리 “모짜르트가 누군지 알아요?”하는 물음에 “몰라요”라는 솔직한 대답이 튀어나와 진행자를 잠시 당황케 하는 등 꾸밈없는 아이들의 솔직한 반응이 이어졌다.

등굣길 음악회에 참석한 5학년 학부모는 “어쩌면 평소보다 무거울 수 있는 추석 연휴 뒤의 등굣길이 친구들의 클래식 연주에 경쾌하게 박자를 맞추며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흥겨워 보였다”면서 “이 작은 음악회가 내 아이의 학창 시절의 감성 어린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 같은 작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주자로 공연했던 한 학생은 “연주를 위해 입장하는데 친구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며 격렬하게 응원해 주어서 고마움과 짜릿한 감동을 느꼈다”면서 “산만하고 시끄럽던 분위기가 연주 시작과 동시에 부스럭거리는 소리 하나 없이 조용히 귀기울여 주는 학우들의 공연 참여에 연주에 정말 신이 났다”고 말했다.

김진아 교감은 "이번 두 번째 등굣길 음악회에 참여한 현악부와 리코더부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교 활동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 반 경에 등교해 연습을 했고, 여름 방학동안 함께 모여 곡들을 연주했다“면서 ”다른 수업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 이미정 대전상원초 교장

이미정 상원초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를 포함한 교육공동체가 음악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예술적 소양을 신장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예술동아리 운영으로 학생들의 진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적 감수성을 함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등굣길 연주회는 학생들에게 직접저인 예술 경험 기회를 제공하여 예술적 소양을 신장하고 감수성을 풍부하게 할 뿐 아니라 예술분에에 관심을 가지고 안목을 키우고자 함이며, 또한 학생과 학부모를 포함한 교육 공동체가 음악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고 마을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원초는 예술 감성을 고취시키기 위한 ‘예술감성 텃밭가꾸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어린 학생 시절 여과되지 않은 예술적 감수성에 클래식 음악의 정서를 더해 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분야에서도 ‘수묵화’라는 독특하고 가르치기 쉽지 않은 장르를 학생들에게 특별 활동으로 지도하고 있는 등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교육 과정을 진행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육심무 기자 smyouk@hanmail.net

<저작권자 © 충청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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