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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착취적 이용은 모든 생명을 고갈시킬 것

기사승인 2024.04.23  11: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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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보건전국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등은 고래 보호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했다.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거제씨월드에서 폐사한 큰돌고래 '줄라이'와 '노바'는 좋지 않은 건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거제씨월드 측의 무리한 공연 강행으로 인해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거제씨월드 측은 돌고래들의 건강이 좋지 않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돌고래쇼를 위해 항생제 등의 약을 처방해 가며 무리하게 공연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씨월드는 이번 돌고래 사망 사고 이전에도 적절하지 않은 사육 환경과 무리한 돌고래쇼로 수많은 돌고래를 폐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개장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 거제씨월드에서 16마리의 돌고래가 사망했다. 지난해 거제씨월드를 점검한 정부기관은 ‘돌고래들의 안정적인 휴식 보장’, ‘건강상태 악화 개체에 대한 보호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지만, 돌고래들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제씨월드에 감금된 큰돌고래와 벨루가는 각각 일본과 러시아에서 불법적으로 포획된 개체들이다. 매일 수십에서 수백km를 헤엄치며 먹이활동을 하는 생태적 습성이 모두 억압된 채 수m 크기의 수조에 갇혀 냉동 물고기를 먹으며 사육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수족관 고래류 사육이 비윤리적이고 반생태적이라는 점에 이미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지난 해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은 전시 목적으로 고래류를 신규로 사육하는 일과 만지기, 올라타기와 같은 체험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거제씨월드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인식을 가진 채 돌고래류 사육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수족관 고래류는 적절한 훈련 이후 본래의 바다로 방류되거나, 방류될 수 없는 개체는 본래의 서식처와 유사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내는 생추어리(sanctuary)에서 보호하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에서는 고래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대정부에 의해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가 지난 4월 19일부로 5차에 이르렀다. 지구의 날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에서 해양 환경의 광범위한 방사능 우려를 일으키는 일본 정부의 발표는 공분을 사기 충분하다.

일본 정부는 이미 31,200t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였고, 이후에도 수만 톤의 오염수를 투기할 예정이다. 방사능 오염수가 버려지는 5, 6호기 앞 해저 토양의 세슘 오염 농도는 이미 해양 방출이 시작될 무렵 1,000Bq/kg 이하였고, 해양 방출이 끝난 2023년 9월에 5,000Bq/kg 이상으로 상승했다.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와의 관계를 부정하기 어렵다.

 54번째 지구의 날을 맞이하는 지금, 한국 사회를 둘러싼 환경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방지를 위해 우리 스스로의 원칙으로써 제한했던 도시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사회적 합의 없이 해제되고 있으며, 매년 여름 하천의 생명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녹조 문제는 벌써 10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말뿐인 정부의 텅 빈 ‘탄소중립’ 정책 속에서 삼척에는 또 새로운 석탄발전소가 상업 운전을 앞두고 있다.

 지구의 날은 지구와 지구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모든 생명을 위한 날이다. 생명의 착취적 이용은 결국 지구의 모든 생명을 고갈시킬 것이다.

인간 착취의 피해자인 '줄라이'와 '노바', 방사능으로 오염된 바다의 모든 생명까지, 이제는 착취를 멈추고 함께 살아가기를 고민해야 한다.
 

양옥경 기자 rong-miya@hanmail.net

<저작권자 © 충청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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