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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농사꾼 ‘북한이탈주민 원정근·김영숙씨 부부’

기사승인 2018.06.20  01: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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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옥천군 정착한 귀농인 1호, 다른 이탈주민 정착 도우며 농사꾼으로 부농의 꿈 일궈내-

남북 정상회담과 70년 만에 처음 열린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지난 2003년 탈북해 깻잎 농사꾼으로 부농의 꿈을 일구고 있는 부부가 주목받고 있다.

충북 옥천군 군서면에서 8년째 깻잎 농사를 지으며 현재는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선생님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는 원정근(62)·김영숙(59)씨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인 남편 원 씨는 김일성정치종합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출신으로, 30여년간 사병과 장교로 근무하며 생필품과 음식까지 나라에서 지원받는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 생활을 누렸다.

하지만 항일투사 후손들 때문에 매번 승진이 밀리는데다, 증조할아버지가 소작인을 부리던 자작농이었다는 출신 성분 때문에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지 못해 제대를 했다.

이후 녹록치 않은 생활 형편으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하루하루 고되고 힘든 생활을 이어오던 중 이곳에서 더 이상 희망은 없다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

원 씨는 250m되는 압록강을 1m짜리 커다란 비닐로 공기주머니를 만들어 아내와 두 딸들을 데리고 암흑 속 물길에서 사투를 벌이며 2003년 8월, 드디어 낯선 중국 땅에 도착했다.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 없이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힘겹게 살아오던 중 다행히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 연결돼 탈북 2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도착하자마자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 생활을 마치고, 주유소·골프장·제과점 등에서 밤낮없이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일용직 생활속에서, 원 씨 부부는 우연히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영농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강원도와 경남, 전남 등지를 돌며 영농 준비를 했다.

그러던 중 연간 수확이 가능해 내 몸만 부지런히 하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깻잎에 관심이 갔고, 직접 발품을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 깻잎 산지로 유명한 옥천군 군서면에 정착한 게 2011년 6월. 밤잠을 설치며 공부했고, 주위 선배들이 귀찮다할 만큼 자주 찾아가 궁금한 걸 물어봤다.

오로지 가족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밤낮없이 농사지은 지 7년이란 세월. 지금은 3000여㎡ 크기의 하우스에서 연간 90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만큼 나름 부농이 됐고, 얼마 전 결혼한 큰 딸과 사위, 아내와 함께 일본 여행도 다녀올 만큼 여유도 생겼다.

탈북 관련 단체에서 귀농을 꿈꾸는 다른 탈북자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되며 지난해는 통일부장관이 원 씨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 군서면에서 깻잎 농사를 짓고 있는 원정근·김영숙 씨 부부 모습

현재 군서면에는 원 씨를 모델삼아 귀농한 북한이탈주민이 9가구가 더 있으며, 그 중 7가구는 깻잎 농사 재미에 푹 빠져 사는 행복한 농사꾼으로, 나머지 2가구는 설렘 가득한 초보 농사꾼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원 씨는 “이곳 군서면에 정착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성공한 귀농인이라고 주위에서 칭해주니 나름 보람은 있다”며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 이탈주민들이 농사를 배우고 싶다고 많이 찾아오고 있지만 단순히 생각할 수 없는 게 농촌생활”이라며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들을 전달해 성공적인 정착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정 기자 lj2130@hanmail.net

<저작권자 © 충청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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